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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과 연애해도, 그 사람을 만날 때처럼 사랑이 식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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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6-02 15:46 조회1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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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과 연애해도, 그 사람을 만날 때처럼 사랑이 식어가네

극단 해풍의 연극 ‘타미카레드’

  • 국제신문
  • 최영지 기자
  •  |  입력 : 2021-05-31 19:12:41
  •  |  본지 14면 

- 3~6일 부산 북구문화예술회관
- 정광모 단편소설 각색한 무대
- 취향껏 골라 구입한 연인에 실망
- 진정한 사랑에 대한 질문 던져

당신의 이상형에 맞춤한 외모와 성격을 지닌 인공지능(AI) 로봇과 사랑에 빠지면 그 감정은 진실한 사랑일까 아니면 단지 외로움을 이기기 위한 유희일까. 사랑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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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모 소설가의 단편이 원작인 극단 해풍의 연극 ‘타미카레드’. 오는 3~6일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다. 극단 해풍 제공
극단 해풍은 지역 소설가 정광모의 단편소설집 ‘존슨기억판매회사’에 실린 동명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연극 ‘타미카레드’(연출 이상우)를 오는 3~6일 북구문화예술회관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역의 비보이 킬라몽키즈의 양문창 댄서도 함께 한다. 이 작품은 극단 해풍이 2017년 부산작가회의 45회 때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톡톡 프로그램에서 처음 선보였고 2018년 6월 창조문화활력센터에서 정식 초연했다. 당초 공연시간은 30분 남짓이었지만 각색을 더해 이번 작품은 90분가량이 됐다.

지난달 28일 오후 7시께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선 극단 해풍의 레퍼토리 기획공연 1 ‘타미카레드’ 연습이 한창이었다. 타미카라는 회사의 이사이자 레스토랑 타미카레드의 지배인으로 불리는 이가 말한다. “개성을 지닌 절반의 노예, M700의 론칭쇼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타미카는 인간의 외모에 구매자가 원하는대로 성격과 성향을 프로그래밍한 인공지능 로봇 ‘타소’를 대여해준다. 돈을 내고 구매하는 것은 이 로봇과의 3년이라는 시간. 대여는 할 수 있지만 영원한 소유는 없다. 3년이 지나면 타미카레드로 불리는 레스토랑에 와서 반납할 것인지 사용기간을 연장할 것인지를 정한다. 돈으로 사랑을 사는 셈이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생기기 시작한다. 남자 로봇을 대여한 여자는 말한다. “처음 주문할 때 이상형은 함께 취미, 즉 춤을 즐길 수 있는 로봇이었죠. 그런데 이제 그게 너무 불편하고, 나를 프로 댄서로 만들고 싶은 건지! 그놈의 춤, 춤, 그게 최악의 이유에요! ”. 사랑을 시작할 때 더없이 좋았던 점이 시간이 갈수록 상대를 최악으로 여기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연애 초반엔 어디로 가든 무엇을 먹든 내게 물어보고 맞춰주던 모습이 그렇게 자상하고 사랑스러워 보였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은 뭐든 혼자서 결정할 줄 모르고 자꾸 물어보기만 해서 사람을 숨막히게 하는 한심한 모습으로 보이는 거다. 애정이 식어가는 모습과도 꼭 같다.

타미카레드의 지배인이 여성 구매자에게 다시 말한다. “조금 덜 만족스러워도 좀 더 친절했더라면 더 나았을 거에요. 더 많은 칭찬을 해주었다면 그 타소는 좀 더 당신을 만족시켰을 겁니다.” 이쯤 되면 정말 인간 대 인간의 연애와 다를 바가 없다. 연인에게서 내가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것이 친절이다. 하지만 돈을 내고 빌린 타소인데 내가 왜 타소에게 맞추고 그 타소를 성장시킨단 말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가져다 주고 새 로봇을 받아오면 될 것을. 최악의 이별 중 하나로 꼽히는 ‘잠수이별’이 떠오른다. 어제까지 ‘사랑해’라고 속삭이던 사람이 아무리 연락을 해도 대답이 없다. 일방적인 단절은 사랑의 잔인한 면모 중 하나다.

궁금해진다. 타소를 대여하는 사람은 과연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답은 부정적이다. 때마다 자신이 원하는 성향의 로봇과 선호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는 있다. 하지만 자신은 희생하거나 맞춰가려는 노력이나 배려를 전혀 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과 누가 진정한 연인이 될 수 있을까. 타미카의 로봇 타소를 계속 빌리는 이는 비겁하거나 무책임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고객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인간의 외로움과 애정에 대한 갈구 때문이 아닐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외로워서 견딜 수 없다는 사람을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 있을까. 사랑의 여러 얼굴을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에게 대입해 풀어가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7시, 일요일 오후 4시.

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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