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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9>동래구 '허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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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2,035회 작성일 21-05-1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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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9> 동래구 ‘허그라운드’

동래시장 귀퉁이 심은 ‘로컬·청춘공간’…도시재생 꽃 피운다

  • 국제신문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1-05-11 19:46:47
  •  |  본지 6면

- 도시재생·청년지원 융합 플랫폼
- HUG, 지역사회 기여 위해 조성
- 어반브릿지 이광국 씨 운영 맡아

- 수안커피·씨드·사르르명륜 등
- 지역특화제품 입점사로 유치
- 도시재생 협력업체도 포함돼
- 청년CEO 공유·셰어오피스 마련

1979년 개설된 부산 동래시장에 도시재생·청년지원 융합 플랫폼인 ‘허그라운드’가 문을 연다. 허그라운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역사회 기여를 위해 내놓은 지원금 5억 원으로 마련된 공간이다.
   
어반브릿지 이광국(왼쪽) 대표가 김우룡 동래구청장에게 허그라운드에 입점한 수안커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HUG는 기획안 공모를 통해 허그라운드 조성·운영자를 물색했다. 이 공모를 따내 플랫폼 조성 및 운영을 맡은 것은 어반브릿지 주식회사 이광국(45) 대표다. 부산지역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그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서 일하며 ‘음악창작소’ 등 지역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지원하는 업무를 도맡았다. 이 같은 경력을 살려 이 대표는 허그라운드에 지역 특화 F&B(식음료) 브랜드 수십 곳을 입점·협력사로 유치했다. 이들 가운데 3분의 1이 예비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가치 실현을 지향하는 업체들이다.

■ 전국 첫 허그라운드, 도시재생 거점

HUG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3곳의 ‘허그셰어하우스’를 운영한다. 계약기간·보증금 등 부담을 낮춘 주거 공간을 청년에게 제공해 주거를 지원하는 한편 공동체성 회복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허그라운드는 이보다 기능이 더 강화된 개념이다. 기존 셰어하우스에 셰어오피스, 그리고 커뮤니티 공간까지 갖춘 ‘허그라운드’는 HUG 본사가 있는 부산에 처음 만들어졌다.

운영을 맡은 어반브릿지가 제안한 모델은 허그라운드를 도시재생의 거점으로 삼는 방안이다. 어반브릿지가 유치한 44곳의 입점·협력사 목록을 보면 동래구 수안커피를 포함해 기장미역을 주력상품으로 삼는 씨드(SEA.D), 베이커리 스튜디오인 사르르명륜 등 ‘지역특화’ 아이템들이 눈에 띈다.

대기업이 장악한 식품 유통업계에서 동네의 이름, 또는 지역 특산물을 통해 구현한 독자적인 로컬리티를 무기로 삼아 분투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부산 업체나 F&B 이외에도 인천빈집은행, 제주폐가살리기협동조합 같은 도시재생 협력 업체를 비롯해 플랫폼디(어린이 창의교육), Keywe(공간관리 IoT 기술제휴·스마트도어락) 등도 협력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허그라운드에 입점한 업체들의 강점과 정보를 입체적으로 분석하며, 이 정보는 입점 업체들 사이에서 공유된다. 이 대표는 “허그라운드에 입점한 도정업체가 납품하는 고객사 특별한 주류나 원두를 원할 경우, 도정업체는 고객사와 허그라운드내 또 다른 업체들을 매개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자의 영역에서 제한적으로만 영업하던 예비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협동조합이 허그라운드 네트워킹을 통해 저변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곳에 드나들 44곳 업체 직원과 청년 입주자 등은 ‘낡은 전통시장’의 이미지가 강한 동래시장 귀퉁이에서 지역 자원을 활용한 사회경제적 도시재생 거점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허그라운드 요모조모

이달 중 개장할 허그라운드에서는 대부분 설비를 마친 채 막바지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허그라운드는 우리은행 동래지점 별관 3개 층(2·3·5층)에 세를 들었다. 2층은 커뮤니티 공간(Lonunge U)으로, 입점사들의 대표 상품을 채워넣은 편집숍과 카페, 열린 모임공간 등이 구비됐다. 어반브릿지가 입점 업체들로부터 사들인 커피원두 전통주 해초 곡물 등 식자재를 포함해 친환경 원료 제품 등이 전시됐다. 판매 기능도 일부 수행하지만, 이곳은 입점 업체들이 상품을 선보이는 테스트베드이자 기획 전시 등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고객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이 대표는 “다음 달 열릴 제주지역 업체와의 교류 기획전이 허그라운드의 첫 공식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층 공유오피스(Work U·17실)와 5층 셰어하우스(Stay U·11실)는 ‘지역 청년 지원’이라는 HUG의 조성 취지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HUG의 셰어하우스는 ‘사회주택’ 개념에 입각해 만 39세 미만 청년이 1·2년 단위 계약 기간에 얽매이지 않고, 낮은 보증금을 통해 주거를 얻을 수 있는 모델에 초점을 맞춘다. 첫 6개월 동안 월세 일부는 HUG가 지원해준다. 공유오피스와 셰어하우스 층에도 유튜브 스튜디오를 비롯해 접객실 거실 회의장 등 열린공간이 마련돼있다. HUG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시행해 입주 청년들의 공동체성을 높이고, ‘현지인’이 된 이들 참여를 유도해 일대 맛집을 포함한 지역자원 등이 담긴 ‘로컬 지도’와 잡지를 제작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허그라운드를 방문한 김우룡 동래구청장은 지역 청년 연대와 로컬 특산물을 통한 도시재생이라는 가치에 주목했다. 미역·해초 판매업체 씨드(SEA.D)의 히트상품 ‘하트미역’을 살펴본 그는 “하트 모양이 가능하다면, 야구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따 야구와 연관된 용품 모양으로 미역을 만들어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어 “동래구 또한 지자체로서 전국 여러 지자체와 자매도시 등의 형태로 협업하고 있고, 해당 지역 특산물의 특성이나 유통 구조 등에 대한 정보 접근이 용이하다”며 “허그라운드 입주 기업이나 청년 등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