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부산시의 퐁피두 분관 건립 중단과 라 스칼라 초청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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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민예총 조회65회 작성일 26-10-14 16:06본문
부산시의 퐁피두 분관 건립 중단과 라 스칼라 초청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
- 랜드마크 건설이 아닌 예술인과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
부산시가 오늘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사업을 중단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초청 공연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부산민예총은 이번 결정을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시민의 오랜 목소리에 응답한 뜻깊은 결정이라고 평가한며, 이를 환영한다.
그동안 부산민예총은 지역 예술인,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두 사업에 대해 과도한 예산 투입과 공론화 부재, 지역 예술인 소외, 절제되지 않은 문화 사대주의를 지적해 왔다. 혈세가 쓰이는 공공사업은 절차가 공정해야 하고, 다수의 시민과 지역 예술인이 고루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원칙을 강조해 온 것이다.
이번 결정이 부산의 문화예술정책의 방향을 재고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부산의 문화예술정책은 지역 예술인의 삶과 시민의 일상에 닿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부산민예총이 지난 타운홀미팅에서 제안한 두 가지가 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우선, '부산형 예술인 기본소득'을 단계적으로 도입하여 지역 예술인의 최저 생계 보장과 역외유출을 막아야 한다. 대다수 예술인은 불규칙한 소득과 창작 공백기 때문에 생존 위기에 놓여 있다. 경기도는 이미 예술인 기회소득을 시행하고 있고 광주광역시도 내년부터 기본소득을 도입한다. 부산도 중위소득 이하 창작자부터 기본소득을 보장해, 예술인이 생계 때문에 지역을 떠나지 않고 창작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의 기본이다.
또한, 문화적 소외가 심한 서부산권에 '국제예술특구'가 조성되어야 한다. 부산의 문화 인프라는 동부산권과 원도심에 집중되어 있어, 지역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이다. 북구·사상구·강서구에는 등록 미술관조차 없다. 사상·사하·강서의 공단 유휴 부지와 수변 공간, 현대미술관과 낙동아트센터를 아우르는 특구를 지정해 서부산 시민의 문화 기본권을 보장하고, 아시아 예술인의 창작 거점과 '부산예술창작지원센터'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부산 전체의 균형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아울러 문화정책의 결정 과정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대규모 문화사업은 계획 단계부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와 검증을 거쳐야 한다. 사업 중단으로 확보된 재원은 지역 예술생태계의 뿌리를 단단히 하는 데 쓰여야 하며, 오페라하우스의 개관도 부산의 정체성을 담은 작품과 지역 예술인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예술인이 안정적으로 창작할 수 있을 때 시민의 문화는 더욱 풍성해지고, 문화가 지역 구석구석까지 고르게 스며들 때 도시는 비로소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다. 부산민예총은 앞으로도 시민사회와 문화예술계와 함께 부산 문화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며, 이번 결정이 실질적인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보고 행동할 것이다.
2026년 10월 14일
(사)부산민예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