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민예총 성명] ‘정치적’이라며 전시실을 폐쇄하고, 홍성담 작가의 작품을 철거한 대구 중구청의 위헌적 행정조치를 강력히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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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산민예총 조회108회 작성일 25-09-30 09:52본문
[부산민예총 성명]
‘정치적’이라며 전시실을 폐쇄하고, 홍성담 작가의 작품을 철거한 대구 중구청의 위헌적 행정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대구 중구청의 위헌적 행정조치를 강력히 규탄한다
2025년 9월,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열린 《내일을 여는 미술: 대구, 미술, 시대정신에 대답하라》 전시에서 홍성담 작가의 작품이 대구 중구청의 요구에 따라 철거되고, 전시실이 폐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명백한 예술 표현의 자유 침해이며, 행정권력에 의한 검열로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다.
홍성담 작가의 작품은 시대의 부조리를 예술로 고발하고, 시민과 함께 시대를 성찰하는 매개로써 한국의 근현대사의 굴곡을 그려온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특정 정치인을 풍자했을지언정, 그것은 예술의 본질적 기능인 비판과 질문, 상상과 해석의 자유를 실현한 것이며, 공공미술의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그러나 대구 중구청은 해당 작품이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철거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한 주최 측에 대해 전시실 폐쇄라는 강압적 조치를 취했다. 이는 예술가의 창작권과 시민의 감상권을 박탈한 행위이며, 공공문화시설이 정치권력의 입맛에 따라 운영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또한 이러한 선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예술인단체로서 분노 할 수 밖에 없다. 지난 6월 부산 을숙도문화회관에서는 노무현재단이 후원하는 순수예술 공연에 대해 “좌파공연이라 안된다”는 이유로 대관을 거부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다.
작년 12월에는 경북 구미시에서 가수 이승환 콘서트 공연장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일도 있었다.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을 거부했다는 이유였다.
이렇듯 일부 지방자치행정부의 강압적이고 폭력적이며, 비민주적인 예술 표현의자유에 대한 침해행위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위헌적 행위인지 국가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인지하고 있어야 함에도 그렇지 않은 듯 하여 상당히 우려스럽다. 그동안 표현의자유 침해 사건에 대해 국가의 준엄한 심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이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에 형사처벌 조항등이 없이 시정명령 등 행정적 제재뿐인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이와같은 공공문화시설 운영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 부산민예총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러한 위헌 위법적 행정조치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부산민예총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대구 중구청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정조치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
2. 봉산문화회관은 공공문화시설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예술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운영 원칙을 수립하라.
3.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예술은 권력의 도구가 아니다. 예술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며, 시민의 상상력과 비판의식을 키우는 공공의 자산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예술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연대와 행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2025년 9월 30일
부산민예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