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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진보가 아니다2_손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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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1-09 15:23 조회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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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는 진보가 아니다1>에서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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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생명의 복잡성의 빈도 분포 곡선은 시간에 따라 오른쪽으로 기울어지지만, 최빈값이 박테리아라는 사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분포 곡선의 높이도 높아지는데 그것은 박테리아의 수가 증가한 것을 의미한다.(앞의 책, 237)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 생명의 역사가 <그림 2> 아래쪽 그림의 박테리아에서 인간으로 진화해 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생각은 생물을 하등생물과 고등생물로 나누고, 생명의 역사가 하등생물에서 고등생물로 진화하는 방향성을 가진다는 결론을 내리게 만든다. 최소복잡성의 왼쪽벽(박테리아보다 간단한 구조로 이루어진 바이러스를 생명체로 보아야 하느냐 그렇지 않냐는 문제는 생물학의 오랜 화두이다)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복잡한 구조를 가지는 쪽으로 방향성을 가진다는 생각, 이것이 우리가 진화진보를 혼동하는 이유이다.

 

굴드는 생명형태복잡성의 역사를 변이로 가득한 생명계 전체의 변화패턴으로 바라보면 진화와 진보는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화는 복잡성과 지적능력의 발전과 같은 특정한 방향성을 띄지 않으며 오히려 다양성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 다시 말해 인간의 출현은 생명이 다양성을 넓히는 그래프의 오른쪽 꼬리에 불과할 뿐이라는 말이다. 생명역사의 오른쪽 꼬리에서 인간종이 출현할 때 왼쪽 꼬리부근에서는 비교할 수 없이 다양한 박테리아종이 생겨나고 있다. 인간의 출현은 진화의 필연적 귀결이 아니라 우연한 부산물일 뿐이다. 진화는 특별한 지적능력을 지닌 인간으로 진보해가는 역사가 아니라, 생물종의 풍요로운 다양성의 역사이다.

 

1014, 15일 중앙동 40계단 앞에서는 유체도시 만들기거리춤 축전이 펼쳐졌다. 나는 이 날 메뚜기 한 철이라는 말에 한 몫을 하는 딴따라임을 증명하기 위해 다른 거리에서 공연하느라 직접 볼 수 없었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허경미의 춤 작업 진화에 대한 감탄과 찬사를 들을 수 있었다. 역시 내 친구!

 

허경미의 춤작업 진화는 이전에 두 번 본 적이 있다. 한 번은 홑춤으로, 한 번은 떼춤으로. 처음 공연을 보았을 때 나는 이런 질문을 떠올렸다. ‘나는 진화하고 있는가?’ 두 번째 공연을 보았을 때 질문은 바뀌었다. ‘무엇이 진화인가?’ 허경미의 공연은 관람할 때마다 내게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골치아픈(^^) 친구다. “진화를 보고 떠올린 진화에 대한 나의 질문은 진화하였는가? 갈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좋지 않은 친구를 사귀면 점점 좋지 않은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인가 보다.

 

나는 예술가로서 진화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나를 주기적으로 콤플렉스와 슬럼프에 빠지게 한다. 이 개미지옥에서 벗어나는 길은 나의 진화를 바라는 욕심이 아니라, 생명의 진화를 깨닫는 지혜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또한 나의 진보를 위해 내 자리 주변을 부지런히 꼼지락거려야 할 것이다. 생명가진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이!

 

낙엽은 떨어지고 낙엽 따라 롯데도 가고, 올해에도 4할 타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봄이 오면 우리는 또 인간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플레이를 보러 야구장엘 갈 것이다. 야구에 환장하는 모든 딴따라들에게 진화의 지혜가 깃들기를……

 

 

 

- 극단 자갈치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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