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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진보가 아니다1_손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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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1-09 15:15 조회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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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 17.11.09 칼럼

진화는 진보가 아니다

손재서

 

 

올 가을에는 야구하나?”

봄부터 가을까지 부산 사람들은 가을 이야기를 했다. 가을이 왔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되고 단풍이 시작되고 롯데는 준플레이오프에서떨어졌다. 야구는 끝났고 그래도 가을은 한창이다.

 

딴따라들의 시월 달력에는 공연 일정이 빡빡하다. 가을 한철 바짝 뛰어야 추운 겨울 눈칫밥이나마 따시게 먹을 수 있다는 딴따라들의 적응특성은 오랜 진화의 과정을 통해 획득된 동물행동학(개체의 생존에 초점을 두고 행동과 발달의 생물진화적 근거를 연구하는 학문. 모든 동물은 생물학적으로 프로그램된 행동을 갖고 태어난다. 이러한 행동들은 진화의 산물이며, 개체의 생존에 기여한다. 유전적으로 적응특성이 결여된 개체들은 자연도태된다.)의 산물이다. ‘진화’(Evolution)진보’(Progress)와 동의어인가? 범인인 우리는 두 단어를 별뜻없이 같이 쓰지만, 생명의 역사를 다루는 진화론에서는 두 단어 사이에는 간격이 있는 모양이다. 이에 대해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메이저리그에서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에 관한 연구를 통해 진화와 진보의 차이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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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경기가 향상되고 종모양 곡선 전체가 인류의 한계인 오른쪽 벽에 가깝게 다가가는 한편 변이가 감소하면서 4할 타율이 사라졌다. 위의 것은 20세기 초기의 야구. 밑에 있는 것은 현재 야구.(스티븐 제이 굴드, 이명희 옮김,풀하우스, 사이언스 북스, 165)

 

위의 그래프는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는 그림이다. 종을 엎어놓은 모양의 그래프(타율에 대한 표준분포곡선) 오른쪽 벽은 신체능력의 한계를 나타낸다. 그래프 왼쪽에는 벽이 없지만 일정수준 이상의 실력이 있어야 프로선수가 될 수 있다는 진입장벽이 존재할 것이다. 메이저리그 초기 표준분포곡선이 양쪽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는 것은 실력 없는 선수와 뛰어난 선수가 리그에서 함께 뛰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다 야구가 점점 발전하면서 왼쪽 꼬리에 속한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지고, 야구기술(타격, 투구, 수비, 주루 등 모든 분야에서)은 계속 향상되어 인간의 한계인 오른쪽 벽으로 점점 다가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는 투구기술의 발전보다 타격기술의 발전이 뒤쳐져서도, 요즘 타자들이 연습을 게을리해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는 야구 기술이 신체능력의 한계에 다가가고 있기 때문에 특출한 타격의 천재가 나오기 힘든 환경 때문이다. 야구라는 시스템 전체를 놓고 볼 때 4할 타자의 오랜 부재는 야구의 퇴보가 아니라 전체적인 향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하나 특출한 타자가 나오는 것이 진화가 아니라, 오히려 특출난 타자가 나오지 않는 것이 야구의 진화를 증명한다는 이야기.

 

 

- <진화는 진보가 아니다2>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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