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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즐거움_황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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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1-02 14:32 조회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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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 17.11.02 짧은소설

상상의 즐거움

황상운

 

 

근홍은 화장실 대변기에 앉아서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다. 휴대폰 액정에는 한 여성의 사진이 보였다. 감흥 없이 다른 사진으로 넘기며 근홍은 별점을 매겼다. 점수는 5점 만점에 3점 이었다. 그저 그래요~ 라는 메시지가 출력되었다가 사라졌다. 그저 그랬다. 아마 다신 볼일 없을 그 사진 속 사람은 면전에서 그런 소리를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을지도 몰랐다. 그저, 그렇다니 그건 좀 그렇잖아? 이런 여자랑 할 수는 없지.

근홍은 다른 앱을 실행시켰다. 몇 차례 사진을 넘겨가다가, 근홍의 손가락이 멈췄다. 거기에는 그저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 어쩌면 그저 그렇지 않은 사진이거나. 근홍은 바지를 벗어 성기를 드러내곤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더욱이 이 여자는 등록된 사진이 많았고, 개중에는 제법 노출이 있는 것도 있었다. 간만에 찾은 꼴리는 년이었다.

 

근홍에게 이런 성벽이 생긴 것은 글쎄, 언제부터였을까. 근홍이 기억하기로는 싸이월드라는 SNS가 생기고 나서였을 것이다. 사람들은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일상을 드러내는 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대상이 불특정 다수라 할지라도 말이다. 어쩌면 포르노의 발전이 이런 인식의 전환에 기여했을 수도 있겠다. 훔쳐보는 재미가 훔쳐보여지는 재미로 이행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근홍은 싸이월드를 통해 옆 반 나영을, 3학년 예슬을, 도덕 선생님을 훔쳐봤다. 비록 만난 적밖에 없는 관계지만 자신과 관계를 맺는 대상을 상대로 상상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며 강렬했다. 근홍은 자위에 눈을 뜨고 나서 보던 야동을 모두 컴퓨터에서 지웠다. 누가 말했던가, 상상력이 가장 강력한 그래픽 카드라고.

근홍의 자위경력은 스마트폰, 그리고 소개팅 어플이 생기고 나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매일 볼수 있는 수많은 사람들. 이성과의 만남을 목적으로 등록한 소개와 사진을 바탕으로 모르는 사람임에도 그 사람을 상상해 낼 수 있었다. SNS보다 좋은 점은 자신이 수많은 여자들 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은 우두머리 수컷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었다.

그마저도 이제 와서는 싫증이 나버렸다. 근홍의 멈출 줄 모르는 성욕은 더 자극적인 것을 찾고 있었고, 마침내 회사 화장실에서 자위를 하는 지경에 까지 와버렸다. 근홍은 그러면서도 부끄럽거나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근홍의 어머니가 누군가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인생을 사는 방법에 제한은 없다고 근홍을 가르쳤기 때문이다. 근홍의 생각으로는 공연음란죄에만 저촉되지 않는다면 아무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근홍은 사정의 탄력감을 뒤로하고 뒤처리 후 화장실을 나섰다. , 젊고 매력적인 여성이 가진 힘은 어떻게 사진을 통해서도 이토록이나 남성을 흥분시키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근홍은 오늘만은 원칙을 깨고 이 여성의 사진을 저장해 둘까 잠깐 고민했지만 이내 자신이 금세 질려버릴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것은 멋없는 행동이었다.

근홍이 사무실 내 자기자리로 복귀해서 업무를 다시 하려고할 때 파티션 너머로 누군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것은 유 대리로 근홍의 직속상관이자 회사에 몇 명 없는 여성 개발자였다.

근홍 씨 요새 화장실에 너무 자주 있는 거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점심을 너무 많이 먹었나 봐요.”

유 대리는 안경을 쓴 동굴동글한 얼굴의 키가 작은 여성인데, 근홍의 기준에서 전혀 매력적이지도 젊지도 않았다. 근홍은 그런 유 대리에게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고 티내지 않으려고 해도 알게 모르게 근홍은 유 대리를 향해 불퉁스럽게 군 적이 몇 번인가 있었다. 유 대리는 그런 태도를 IT회사에서 보기 드문 여성개발자를 향한 텃새로 인식했고, 사실 근홍 또한 여성들의 기준에서 추한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직장동료라는 틀에서 가장 최소한의 울타리만을 유지한 채 맞닿아 있었으며 사무실 모든 사람들도 그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사이가 나쁜 것은 무엇보다도 외모가 문제였다. 두 사람은 일적으로 아무런 아쉬움이 없는 관계라고 할지라도 서로를 본 순간 누군가에게 그 사람 욕을 하지 않고는 배기지 않을 만큼 서로를 싫어하고 있었다. 그런 근홍이 그의 비밀스런 즐거움을 위해 자리를 자주 비우는 것은 유 대리에게는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근홍은 유 대리의 잔소리를 듣는 것이 싫어 책잡힐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았으나 자신의 성도착적인 증상과 자위중독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근홍 스스로 정한 원칙. 즉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보아서도 유 대리에게 책잡힐 만큼 거기에 몰두해서는 안 되었으나 그 기준을 점점 정하기 힘들어졌다. 고민을 하다 근홍은 결국 10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하루에 두 번까지만 자리를 비우기로 정했다. 결국 이것은 시간과 빈도의 문제였으므로.

근홍도 자신이 일반적인 범주에서의 성욕과 성적 취향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었으나 화장실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사적인 공간이었으므로 심지어 성별도 다른 유 대리가 침범할 수는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어느 날 근홍이 평소처럼 자기취향의 여성을 찾아 행위에 몰두하고 있을 때, 유 대리에게 급하게 전화가 왔다. 근홍은 짜증도 났지만 평소와 다르게 급한일이 생겼다는 걸 눈치 채고 급히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네 대리님.”

근홍씨 지금 어딨어요? 아까 올려달라고 한 거 제대로 안 올린거 같은데 지금 고객한테 전화 왔으니까 빨리 와서 수정해요.”

근홍은 예상대로 급한 일인걸 깨닫고 서둘러 자리를 정리했다. 화장실을 벗어나 사무실로 들어선 근홍은 유 대리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건 일을 제대로 처리 못한 부하직원을 질책하는 반응이 아니었다. 정말 만화 같은 일처럼 근홍의 바지지퍼가 열려있었고, 그 사이로 근홍의 것이 삐져나오려고 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 대리가 뭐라고 말하려는 그 순간 근홍은 벼락치듯 사정해버렸다.

 

 

 

1990년 부산 출생, 소설 쓰는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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