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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멜의 솥단지10] 동안거 하루_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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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2-10 07:12 조회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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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멜의 솥단지10]

동안거 하루

신용철

 

 

혜민이라는 중이 쓴 착한 글에 귀가 가지 않았어. 혜민이라는 중이 써낸 글줄에 사람들이 몰려다니고, 덕분에 혜민이 돈을 많이 벌고 번 돈으로 좋은 집에 살고, 돈을 더 벌려고 더 크게 일을 벌이고, 이 모든 걸 테레비에 나와서 떠벌리는 것에 관심 없지만 비난하지도 않아.

 

중이 고매하다고 여긴 적 없어. 중이나 목사나 신부나 직업인일 뿐이야. 직업엔 직업윤리가 있듯이 중, 목사, 신부는 직업윤리를 갖고 잘 살면 돼. 더구나 이들은 종교업을 하기 위해 나름 빡센 수련 과정을 거치지 않나. 그 과정에서 이들은 직업윤리를 장착해야 하는 거야. 생활세계에도 나쁜 놈, 좋은 놈이 있듯이, 종교세계에도 나쁜 놈, 좋은 놈이 있는 거야. 직업인인 종교인에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건 온당하지 않아.

 

혜민은 좋은 중이 아닌 것 같아. 그가 안거를 많이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그의 자격을 시비 삼는 것도 치사해. 안거를 하안거, 동안거 나누어 절에서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곳곳이 절집이고 누구나 부처이고 때때로 깨달음인데 안거 따위라니. 우리 모두가 혜민이지 않나. 욕망하는 혜민도 이를 혐오하는 혜민 모두 우리이지 않나. 혜민이 떠벌리든 대중이 까발리든 나는 어느덧 동안거 하루를 맞이해. 우리 안거는 이어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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