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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하는 인간_황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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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8-10 16:40 조회1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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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 17.08.10 칼럼

혐오하는 인간

황상운

 

 

모든 것에는 그와 관련된 포르노가 있다. 예외는 없다. -The Rules of the Inthernet, 34-

 

아주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는 키워드가 있다. ‘혐오가 그것이다.

혐오의 목록을 만든다면 아마 이 글은 평생토록 다 쓰지 못할 것이다. 지역감정, 여성혐오, 남성혐오, 노인혐오, 외국인혐오, (소위 명문대에 의한)지방대학혐오, (수도권에 대한)비수도권 혐오, 임대아파트입주민 혐오……. 그리고 물론 저 중 하나만을 선택해서 당신이 결코 사랑하지 않을 목록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말 그대로 모든 것에는 그와 관련된 혐오가 있기 때문이다.

 

매체의 발달로 우리는 알지 않아도 좋을 정보 또한 지나치게 많이 접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그것을 잘 걸러들을 만큼 현명하지도 않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평균적인 사람도 어리석은 일을 종종 저지르고 인구의 절반은 그보다도 더 하니까. 바야흐로 지금은 누구나 맘만 먹는다면 파울 요제프 괴벨스와 같이 선동을 할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가해자인줄 알았던 사람이 피해자이거나 그 역이 성립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던가?

나도 안다, 사람들은 위선만큼이나 위악을 저지른다는 것을. 어쩌면 사람들은 현실에서 선량하기에 그토록이나 차갑고 사납게 평소 하지 못했던 말을 하는 것이리라.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천사와 악마가 있어, 그들이 정교하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익명의 그늘에서 치미는 욕지기를 다 해소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혐오가 살인과 같은 강력 범죄로 이어지면서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런 생각들이 결코 허상이 아님을 증명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혐오를 그대로 내면화하여 진실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계속 혐오를 조장하는 분위기에서는 휩쓸리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런 분위기에서는 이런 범죄에 대해 제대로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 건설적인 논의가 일어날 수가 없다. 일례에 불과한 강남역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인가 아닌가에 대한 가치판단 이전에 사건과는 관계없는 소모적이고 논쟁을 위한 논쟁은 사회적으로 거대한 낭비를 일으키고 있다.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들에게는 더 큰 문제다. 누군가의 위선은 누군가에게 편협함을, 위악은 혐오감을 심어줄 수 있다. 세 살짜리 어린아이도 부모에게 스마트폰을 찾는 사회에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아이가 혐오를 모방하고, 내면화하기란 얼마나 쉬운 일일지를 생각하면 잠시 아득해진다. 우리는 모방을 얼마나 잘하는 동물이던가. 인터넷은 거대한 혐오 학습장으로서 무분별한 혐오를 가르친다. 개인방송을 보는 10대가 1/4를 넘어선 지금 시대에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명확하다. 각자 방에 놓인 컴퓨터 앞에서 수많은 익명들과 마주하는 그들이 혐오를 접했을 때 바르게 훈육해 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인터넷상에서 혐오를 구하는 것은, 포르노를 구하는 것만큼이나 쉬워졌다. 어떤 커뮤니티에도 혐오가 넘실대고 있다. 이것은 실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실존보다도 더 강력하고 생생하게 만들어진 모방이 실제를 치워버리고 더 이상 구별할 수 없게 자리 잡는다. 처음에는 분별력이 없는 사람부터 향하지 않아야 할 곳에 혐오를 만들어내고 점점 수를 불려가더니 세상을 변하게 만들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 세상은 대다수의 보통사람들이 이끌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사례를 얼마나 많이 봐 왔던가.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불러온 나치당이 집권하게 된 것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절대적인지지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런 혐오를 인식하고 세상은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혐오에 맞서야 한다. 이러한 분열이 초래하는 사회적인 손실을 제하더라도 우리가 하지 않으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같은 말은 입바른 소리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우리가 절망에 빠지는 대신 그 말을 믿는 한 그 말은 영원히 진실로 남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증오하면서도 사랑을 놓지 않고 절망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탓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삶을 긍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상황을 인식만 한다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 상상력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희망은 우리를 움직일 것이다.

 

 

 

1990년 부산 출생, 소설 쓰는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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