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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와 살기09] 이후는 어떨까_이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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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1-19 16:42 조회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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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와 살기09]

이후는 어떨까

이기록

 

 

  어딘가를 돌아다니기에는 힘든 시기이다. 특별히 무엇을 준비하거나 어떤 걸 해본다는 것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따라갔다는 게 더 맞는 말인 듯하다. 그리고 아직 이러한 시기는 끝나지 않았고 아마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내년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단체에 속해 약간의 일을 하다 보니 그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본다. 공간과 시간을 공유해야 하는 시점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

  세대 간의 갈등이란 것이 존재하지만 부산의 문단은 갈등보다는 단절이 더 심화되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흔히 등단이라는 것은 신춘문예나 기존 문학 잡지들의 신인상이 일반적이고 개인적으로 책을 출판하는 것까지 등단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부산일보><국제신문> 두 개의 신문에서만 신춘문예를 하고 있고 문학 잡지들로 신인상을 거의 뽑지 않는다. <시와사상>이나 <사이펀>, <포엠포엠> 등 소수의 잡지에서만 신인상을 뽑고 있다. 다 해도 10명 정도의 새로운 작가들이 등장한다. 새로운 작가들이라고 해도 20~30대의 젊은 작가들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40대까지 포함한다고 해서 그 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는다.) 그렇다보니 문학 단체에 가입하는 작가들도 대부분 40대 이상의 작가들이다. 이제 40대도 당연히 젊은 작가에 포함이 된다. (문학단체가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다른 기회에 하기로 하자.) 그렇다보니 대부분의 문학 단체들은 점점 주축되는 연령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으나 장점은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와 다르니 빼고 단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새로움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이전과는 다른 시기에 대한 고민들이 현저히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어쨌든 코로나 이후의 작품을 보면 이 시기의 불편함을 이야기하고 이 시기가 빨리 끝나서 다시 이전 시기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해야할 이야기이다. 새롭게 변화해야 할 시기에 대한 고민보다는 변화를 인정하지 않고 돌아가기를 원한다. 작품의 주제는 그렇다하더라도 우리는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아마 어디선가 이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며 새로운 문학적 모델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고민들이 공유화되고 지속가능한 시대의 흐름으로 이어지기에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시간이 지나 빨리 이 시기가 지나서 원래의 상태로 복원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이상 원래의 상태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이해하고 새로운 예술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일들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젊은 작가들이 더 많이 등장해서 새로운 상상력과 추진력으로 다가올 미래의 예술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

  새로움이란 단순하게 새로운 형식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우리가 다루지 않았던, 또는 단체적인 보수성으로 인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문제의식 자체가 예술이라는 장르의 기본적인 목적일 테니 말이다.

  얼마 전, 내년 문화예술에 지원되는 지원비가 축소될 것이란 기사를 보기도 했다. 사람들이 아플수록 문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을 통해서 사람들의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일들은 더욱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기야말로 예술이, 문학이 더욱 필요한 시기임은 분명하다.

  모두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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