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2_방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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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2,502회 작성일 17-11-02 15:13본문
- <복수2>에서 받음.
팔짱을 풀어 한층 더 몸이 거대해진 갑판장은 선장이 제지하자 곧바로 자리로 돌아갔다. 에디는 괜히 씩씩거렸지만, 역시 선장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기관장은 이런 난장판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는 양, 멍하니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약쟁이에 말더듬이까지, 뭐 저 껌둥이는 농안가? 귀머거리? 그래서 누가 죽였냐고!
-부인, 다시 말씀드리지만, 아무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언사가 지나치시군요.
-닥쳐, 당신 말이 거짓말인지 어떻게 알아?
-사고일 뿐입니다.
선장이 단호히 말했다. 그녀는 아주 오랫동안 선장과 그의 똘마니들을 노려보았다. 선장은 귀찮은 일에 휘말렸다는 듯 성가셔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선장님. 그래서 창밖에 저건 뭐죠?
선장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서늘한 바람이 얼굴에 닿았다. 그는 자신이 뭔가 놓쳤는가 싶어 인상을 찌푸리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녀는 치마폭에서 38구경 리볼버를 꺼내 그의 뒷통수에 총알을 박아 넣었다. 역풍이 그의 이마에서 창밖으로 빠져나갔다. 억새밭에 핏방울이 아주 조금 튀었다.
-그래서 이제 누가 사고를 당했지? 잘 들어 깜시들아. 이건 복수야. 올바른 순서나 정의 따윈 없단 말이야. 이미 너희 깜둥이들 사이에 죠니가 들어갔던 것부터가 일종의 문제였다고 생각해. 그래서 누가 범인이지?
-이, 이, 이 개, 개, 년, 죽, 죽여, 죽여버,
또 한 번의 총성이 마을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녀는 짧은 소음이 집을 조용히 만들어주는 것이 좋았다. 에디가 말했다.
-이봐, 개년아. 우린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그 자식이 나자빠진 거란 말이야.
-그래서 너희 중 누군가는 내 사랑하는 남동생을 죽도록 놔뒀을 것 아냐. 그래서 그게 너야?
-시발. 내가 왜 약을 끊었지? 난 아니야. 아마도 저 죽은 사람 중 하나겠지. 그래서 부인선생께서 저들을 죽인 것 아냐? 나는 댁을 이해해. 맞아. 그럴 수 있지.
그녀는 총부리를 에디의 미간에 겨누었다.
-빠져나갈 수작은 부리지 마. 그 말인즉슨 결국 범인이 너일 수도 있다는 것 아냐.
미친 개년, 영감, 저년은 혼자야. 총도 리볼버라고, 총알도 없고 조준도 못 할 거야. 같이 뛰면 죽일 수 있어. 라는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총알이 죠니의 흉터를 뚫어버렸다. 광대가 흩어졌다.
-그래서 당신이 마지막이야! 당신이 죽이지 않았길 바라.
기관장은 멍하니 있더니,
-어어, 그래서 내 복수는 누가 해주지. 엔진이 해주려나.
그녀는 기관장의 이마에 총알을 박아 넣었다. 은백색 34구경 매그넘의 총신에 피가 몇 방울 튀었다. 그녀는 총을 옷자락으로 슥슥 닦더니, 그득한 핏구덩이 사이로 던져버렸다. 밖에선 총소리를 들은 경찰이 걸어오는지 뛰어오는지 모르는 애매한 모양새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는 창문을 열어젖히고 무어라 소리쳤다. 경관은 중절모를 부쳐 늦가을에 흐르는 땀을 걷어내었다.
- 로또 당첨 희망자 방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