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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로운 나라를 향한 문화예술인의 꿈 / 조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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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5-23 14:04 조회1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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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로운 나라를 향한 문화예술인의 꿈 / 조기종

길가 심어 논 덩굴장미꽃 흐드러져 '장미대선'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알린다. 지난 열흘 새 대통령은 훈훈한 행보로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간 우리 사회를 짓누른 '적폐청산'의 길이 만만치 않으리라 여겨지고 '재조산하(나라를 다시 만든다)'의 길은 더 험난한 난관이 예상된다. 그래도 아침이면 뉴스 보는 맛이 난다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시민의 속내는 편안하리라.

세월호 희생자 미수습자 가족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인천공항에 직접 나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 내각 인선도 직접 발표하고, 참모들과 커피 들고 산책하고, 기자들과 등산도 했다. 일본 총리와 통화에서 위안부 굴욕 협상에 대한 재검토를 천명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광장의 힘, 촛불의 힘으로 당선되었다고 말해온 새 대통령은 광장의 기운을 이끌고 공간을 채운 문화예술계의 목소리에 당연히 호응하리라 생각한다. 부산영화제의 '다이빙 벨' 논란의 배경에 블랙리스트 사태가 있었음은 이젠 잘 알려져 있다. 블랙리스트 사태는 일부 예술가가 지원에서 배제된 정도의 사건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조직적 범죄행위임을 규명해야 한다. 몇몇 핵심 인사의 처벌로 끝날 것이 아니라 블랙리스트 작성 배경과 원인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그래서 그간 예술계에 군림했던 문화행정이 제도적으로 혁신되어 문화예술계와 수평적인 협력과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길 바란다.

지역문화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진흥법의 조속한 시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화기본법에서는 문화가 '민주국가 발전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영역 중의 하나'임을 명시한다. 과거, 문화예술 영역에 국한돼 주변적 위치에 있던 문화정책은 이제 국민의 문화권리 보장과 민주국가 발전이라는 확장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 생활 전반을 문화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문화생활을 영위할 시민 개인의 여가시간 보장과 기본소득 등의 문제도 문화정책이 검토할 수 있다.

지역문화진흥법은 "지역 간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별로 특색 있는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킴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국가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역과 중앙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려면 지역문화에 대한 서열화된 관점을 고치고, 우열보다는 다양성이라는 측면으로 지역문화를 바라보고 가꾸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문화예술 분야를 재정적으로 지원했던 문예진흥기금이 고갈 위기라고 한다. 새로운 재원 마련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문화 분야에 대한 새로운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기금 지원 방식의 개선도 필요하다. 사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이 아닌 장기적인 토양 마련을 위한 방향으로 지원 방향의 변화가 요청된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 분야의 공적 재원 투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예술의 자율성을 지켜낸다는 것은 예술가들과 문화예술활동을 방치한다는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의 역할을 정부가 맡는다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 자율성을 강조하면서도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위해 조정자로서 정부의 역할도 요구된다. 사업 위주의 직접적 지원이 아닌 국민의 문화 활동을 위한 환경 조성이라는 측면으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 예술인 처우 개선 또한 예술 활동의 특수성과 정당한 노동 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즉 예술인 복지는 예술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예술활동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기에 보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책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얼마 전 고 이한빛 PD의 자살사건이 보도되었다. 좋은 직장이라고 입사했으나 과도한 노동으로 자존감을 상실하고 삶을 포기한 이 사건을 접하고 생활고로 사망한 고 최고은 작가가 생각났다. 예술인 복지법이 제정되었지만, 변화한 건 거의 없다. 내 나라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는 것보다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나라가 되길 원했던 김구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새긴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논란이 되는 시대가 갔으니 새로운 나라를 향한 예술인의 자유로운 꿈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문화예술인이 예술의 숲을 맘껏 가꾸고 창의성이 넘쳐나는 시대를 기대한다.



- 부산민예총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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