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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마항쟁 첫 국가기념일, ‘주역’ 고호석은 병실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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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1,796회 작성일 19-11-0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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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마항쟁 첫 국가기념일, ‘주역’ 고호석은 병실에 있었다                           

입력 : 2019-11-05 19:16:55수정 : 2019-11-05 20:35:01게재 : 2019-11-05 19:17:47 (11면)      

투병 중인 고호석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가 민주화운동 진실 규명에 힘써달라고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투병 중인 고호석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가 민주화운동 진실 규명에 힘써달라고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영화 ‘변호인’ 속 부림 사건의 주인공이자,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고호석(63) 이사가 희귀암인 골육종암을 투병 중이다. 지금껏 민주화 운동 진실규명을 위해 힘써온 고 이사는 후배들에게 이 일을 완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영화 ‘변호인’ 부림사건 주인공

원인 모를 통증에도 재단 일 계속

8월 골육종암 진단 후 결국 투병

“항쟁 진실규명·피해자 보상 필요

억울한 이 없는 나라 만들길…” 

고 이사가 처음 암 진단을 받은 건 올 8월 말. 1년 전 쯤 원인 모를 통증을 앓던 중 목 뒤쪽 척추에 종양이 생긴 것을 확인했지만, 수술 대신 치료를 이어오다 뒤늦게서야 악성 종양인 것을 알게됐다. 통증이 너무 심해 앉아서 잠을 자야했지만, 고 이사는 8월까지 부마재단의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는 현재 수술을 포기하고 호스피스 병동에서 지내고 있다. 

고 이사가 갑작스레 병을 얻자, 가족과 지인들은 젊은 시절 고문의 후유증이 아닐지 의심하고 있다. 고 이사는 1979년 부마항쟁 당시 불법 체포돼 일주일간 모진 고문을 당했으며, 이후 1981년 부림사건 때도 주동자로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하고 2년 넘게 수형생활을 했다. 가족들은 고 이사가 출소 후에도 여름이면 후유증을 겪었다고 전한다. 아내 김경애(52) 씨는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가족 중에는 암 환자가 한 분도 안 계시고 남편도 이 병이 있기 전에는 아픈 곳도 없었다”면서 “젊은 시절 갖은 고문과 수형생활로 인한 후유증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마항쟁 4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병세가 악화되는 바람에, 올해는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올해는 특히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첫 해라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크다. 고 이사는 “지난해부터 부마항쟁일 국가기념일 지정을 위해 추진위를 만들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10월까지만 버텼으면 하고싶은 일들을 내 힘으로 직접 했을텐데, 아쉬운게 많다”고 밝혔다. 

고 이사는 병마와 싸우는 중에도, 부마항쟁의 진상규명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 고 이사는 “부마민주항쟁은 보름 기간에 2000명이 넘게 잡혀가 고문 당하고 구금됐지만, 구금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과 군부정권의 공안조작 등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부마민주항쟁 피해자 20명과 함께 부마항쟁 진상규명과 피해 보상을 위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평생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살아온 고 이사는 후배들에게 공을 넘겼다. 고 이사는 “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민주화가 형식적으로는 이뤄졌지만, 근본적이고 제대로 된 민주화를 위해서는 아직 해야할 일이 많다”면서 “후배들이 마음을 모아 이 땅에 억울하게 피해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피해를 당한 사람은 적절한 보상을 받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후배들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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