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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축제의 관광화에 관한 소고_정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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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8-03-06 10:50 조회1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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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 18.03.08 칼럼

지역 축제의 관광화에 관한 소고

정재운

 

 

축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그 궤를 같이해온 개념 가운데 하나로, 일정 범위 내의 유대적-지리적 관계를 갖는 공동체에 발생한 특별한 사건이나 시간을 기념하는 큰 규모의 행사다. ‘祝祭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과거에는 축하와 제사의 의미가 공존하였지만, 현대에 와서는 일상을 벗어난 휴식과 재충전, 공동체의 결속을 높인다는 의미인 만 남고, ‘는 탈락한 채 비교적 축소된 의미를 가진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문화적, 예술적 행위가 포함되지 않은 축제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라 보기 어렵다. 노동이라는 일상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 바로 비일상의 영역에 속하는 예술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각 지역의 축제는 고유한 지역성을 공유하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특정한 기념일에 그들의 문화를 표출하는 장이 되었다. 그러나 이즈음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는 지역 축제를 보면, 그 상당수가 지자체장의 치적을 드러내는 용도로 졸속 기획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러한 지역 축제는 자연히 관광화, 문화화의 단계로 진입하지 못한 채, 그 전 단계에서 성취와 의의가 그치고 만다.

 

물론 그렇다고 지역의 모든 축제가 실용적 상품으로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만이 축제가 가진 지고의 목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지역 축제들은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인 맥락으로 재생산하거나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만으로 그 충분한 소용을 다하기도 한다. 그뿐인가. 지역민에게 새로운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시켜 연대성을 확인하게 만들고, 지역주민과 방문객들에게 여가활용 및 문화향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지역 축제의 역할을 고민할 땐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지역 자긍심이 표현되어야 하며, 축제를 만들고 참여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모든 주체들이 보람과 설렘을 느낄 수 있어야 비로소 축제는 생동하고 살아있게 된다. 지역의 대외이미지 개선, 지역문화자원의 상품화 및 관광효과 같은 허울은 지역민의 자부심과 긍지 고양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넘어야만 만날 수 있는 부수적인 효과인 것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수익구조 창출 등의 효과도 두 말할 것이 없다.

 

이처럼 지역 축제가 활성화되었을 때 가지는 수많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당장 코앞의 성과에 급급해 지나친 관광화로 이어지다보니,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개성적 특질이 무시되고 주제나 프로그램의 차별성과 독창성을 찾아볼 수 있는 축제들이 드물어졌다. 문화적 가치보다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는 상품화 논리가 팽배한 탓이다. 이 같은 흐름의 가속화는 자연히 축제의 주체로서 그 지역의 시민들을 소외시키고, 소비주체인 관광객만 남기게 된다. 지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지역 축제가 오래 가는 예를 본 적이 없다.

 

솔직히 이에 관한 독창적인 해결방안은 떠오르지 않는다. 다만, 원론적인 차원에서 몇 가지 접근하고자 한다. 경쟁하듯 쏟아지는 수많은 축제들 사이에서 휘발되는 축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노래자랑 식의 포맷, 대중가수의 피날레 무대로 이어지는 식이 아닌 독창적인 콘텐츠로 축제를 조직해나가야 한다. 이는 축제 관련 전문인력의 양성이라는 측면과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둘째, 지나친 관광화 문화화로 흘러가는 지역 축제에서 소외되는 지역민들의 자리와 역할을 만들어야한다. 나아가 십 년, 오십 년,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는 지역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라도 미래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각 축제마다 가지고 있는 주제 콘텐츠와 글, 그림,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등을 연계시키는 것이다. 세월 속에서 축제를 체험했던 아이들은 지역을 떠날 수도 있지만, 그 시간이 버티고 있는 한 지나친 관광화, 문화화로 인해 발생하는 파고 앞에 꽤 단단한 방파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 부산민예총 사무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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