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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누가 키웠나?_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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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9-11 17:10 조회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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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 17.09.11 칼럼

괴물은 누가 키웠나?

- 소년법과 청소년보호법 -

김준영

 

 

괴물을 보았다. 정말이지, 근래의 한 주간은 청소년지도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부끄럽고 충격적인 나날이었다. 며칠 전, 아무생각 없이 SNS에 접속했을 때 한 여자아이가 엉망으로 망가져있는 사진들을 보았다. 순간, 이 아이가 내 손을 거쳤던 아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놀란 가슴을 유심히 관련 기사를 살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내가 알던 그 친구는 아니었다. 딱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부산에서 나와 함께 했었고, 이제는 중고등학생들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욱 불편했던 일주일이었다.

 

부산 여중생 사건뿐만 아니라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 강릉 여중생 폭행사건 등, 세간에 청소년 범죄가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청소년범죄는 SNS를 통해 더 멀리 퍼져나가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신상정보가 대중에게 무분별하게 공개되면서 더욱 큰 사회문제로 변화되는 실정이다. 또한 이러한 청소년강력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소년법 폐지 청원 서명운동이 일어나고 있으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청소년보호법과 소년법을 분간하지 못하고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하자는 이야기도 나와 헛웃음을 짓게도 만들었다.

 

소년법과 청소년보호법은 엄연히 다르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물과 약물 등이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것과 청소년이 유해한 업소에 출입하는 것 등을 규제하고, 폭력·학대 등 청소년유해행위를 포함한 각종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구제함으로써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다. 반면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한 보호처분 등을 규정하고 있는 법률로서 소년범은 성인범에 비해 정신발육이 미숙하다고 보아 소년사건을 소년보호사건과 소년형사사건으로 나누고 있으며,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을 소년보호사건대상으로 하고 있는 법이다. , 10세에서 14세 까지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14세부터 19미만의 청소년은 형사처벌은 가능하나 최대 20년까지의 징역만 구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 세간의 뜨거운 감자는 14세 미만의 청소년이 강력사건을 저질렀을 때,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것과 19세미만의 청소년이 초등생을 유괴 살인한 끔찍한 사건에서도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아닌 20년을 구형 받았다, 라는 점이다.

 

물론, 위의 사건처럼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절대로 비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행위는 씻을 수 없는 범죄이고, 그에 응당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 합당하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하는 문제는 그들이 왜 이러한 행동을 저질렀을까? 그리고 이렇게까지 이슈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범죄사건에 대한 정보 자체를 일반인이 입수하는 것이 어려웠으며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정보화시대가 도래하고 모든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이러한 범죄사건 역시 국민 누구나가 빠르고 자세하게 알게 되고, 사건의 개요와 전말이 쉽게 노출되었다. , 5년 전이나 10년 전에 비해 청소년 범죄사건의 잔인성이 크게 높아지거나 증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국가지표체계의 보호소년 현황(소년보호사건) 만 보아도 2012년에 10,011명으로 절정을 이루다가 20167,504명으로 줄어든 추세다. 앞서 말한 청소년들이 괴물처럼 행동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 괴물의 몸집을 엉터리로 소문내는 것은 바로 SNS와 과도한 세간의 관심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청소년들이 왜 괴물이 되었는지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많은 청소년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인성에 큰 구멍이 발생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가장 큰 원인을 가족해체와 사회공동체의 약화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공동체의 부재는 공감과 지지를 받을 기회를 박탈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가상의 관계에서 지지를 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의 극단적인 예시가 바로 자기 스스로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SNS에 노출 시키는 등의 행위이다. 자기가 이 사건을 SNS에 노출했을 때 발생될 수 있는 상황과 피해자가 입어야 될 인격침해 이런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동들에서 공감능력 저하와 터무니없는 지지욕구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는 괴물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우리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는 속담이다. 그러나 지금의 소년법 개정 청원은 이미 부서진 외양간을 고치는 격도 아니다. 그것은 마치 어린 송아지가 울타리를 넘었을 때, 심지어 그것이 고의든 아니든 다 큰 소들처럼 벌하겠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울타리를 넘어갔을 때 벌주는 것이 아니라, 넘어가지 못하는 울타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청소년 범죄 처벌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불가피 하다면 청소년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보호받고 지켜질 수 있도록 만드는 안전장치가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청소년보호법을 더욱 강화해서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주는 유해매체와 유해행위를 근절하고 더욱 강력한 제제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환경을 조성하는 자들을 엄벌해야한다. 또한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되는 청소년들이 없도록 청소년 복지지원법 역시 더욱 확대하고 지원 대상 청소년들을 더 많이 발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요 며칠 우리를 괴롭힌 괴물 같은 아이들도, 그 괴물들에게 고통 받은 아이들도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이고 이 땅의 청소년이다. 또한 처음 바깥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죄책감 없이 누군가를 괴롭히고 죽이는 괴물은 아니었다. 소년법 개정이며 다양한 법안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고통 받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우리가 만든 괴물의 실체를 마주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결국 피해자도 가해자도 우리의 책임이다. 괴물은 우리가 키웠으니까.

 

 

 

- 34, 6년차 청소년지도사, 양산시청소년문화의집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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