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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선거권에 대한 어느 청소년지도사의 의견_김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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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2,082회 작성일 17-08-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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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 17.08.31 칼럼

18세 선거권에 대한 어느 청소년지도사의 의견

김준영

 

 

2017310,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이자. 최초의 여성대통령, 부녀 대통령 등 다양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헌법사상 처음으로 탄핵 되었다. 그 탄핵의 순간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보면서 통쾌한 감정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또 지배당했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고 우리의 생때같은 청소년들이 희생당했다.

 

최근, 서울?경기를 비롯하여 전국의 100개가 넘는 청소년단체들이 ‘18세 선거권 공동행동 네트워크를 조직하여 연대했다. 사실 청소년기관 및 단체는 공공기관 직영, 위탁, 공단직영, 민간법인 등 너무나 다양한 형태가 있었고, 서로간의 이해득실의 문제에서 연합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러한 근무형태나 위치에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연대한 최초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우리 청소년들도 이 땅의 국민이자 시민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8세 청소년들에게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 납세의 의무, 국방의 의무를 지운다. 즉 병역법 상 군 입대도 가능하고 공무원 시험도 볼 수가 있으며, 민법상 결혼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운전면허 역시 취득할 수 있으나 선거권만은 19세 이상으로 정해져있다.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유인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를 끌어와도 상황은 확연히 드러난다. OECD 회원국 중 19세 이상의 국민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며, 가까운 일본 역시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의견은 다양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특히 기성세대들은 청소년들의 정신적 미성숙을 운운하면서 투표권을 주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여기서 과연 기성세대들 중에서 지난 대선, 혹은 총선 때 어떤 당의 누구에게 왜 투표했는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얼마나 많은 기성세대들이 당과 이념을 떠나 정책과 공약을 보고 찍었는가? 아니면 그가 공약 이행을 잘하고 있는지 관심은 있는가? 그렇다. 정치적 미성숙을 운운하면서 선거권을 주면 안 된다는 논리가 말이 된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포함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단순히 청소년들의 선거권 문제만이 아니다. 청소년들 역시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누구나 가져야하는 참정권을 가져야한다는 것이다. 참정권은 국민이 국가 정책이나 정치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리 전반을 가리키며, 선거권 및 피선거권, 공무담임권 등이 포함된다. 우리 청소년은 이 모든 권리를 가져 마땅하다. 당연히 그들도 이 땅의 국민이자 시민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저질스런 인간들에게 유린당하지 않는 것, 그것을 지키는 것이 바로 참정권이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참정권은 청소년활동 및 복지 사업과도 많은 연관이 있다. 사회복지분야 즉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지원예산은 나날이 커져 가는데 청소년 관련 예산은 사실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각종 시의원 및 국회의원 공약을 찾아봐도 청소년들에 대한 공약을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청소년은 참정권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공약들을 살펴보면 유익하고 좋은 공약들도 많지만 포퓰리즘성 공약도 다분하다. 하지만 그러한 포퓰리즘성 공약에도 청소년관련 공약은 거의 전무하다 싶을 것이다. 그것은 절대 표밭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 역시 이 땅의 국민이며 참정권을 가지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청소년들도 당연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점이다. 단지 나이가 어리고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어른들이 선택한 책임을 함께 나누거나 그로인해 피해를 본다는 것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을 통해 이미 충분한 교훈을 얻지 않았는가?

 

우리는 천만이 넘는 국민들과 촛불을 들었고 춥고 힘든 싸움이었지만 승리를 쟁취했다. 타락한 대통령은 하야했으며 그와 함께 나라를 어지럽힌 사람들은 재판에 회부되었다. 그리고 그 촛불은 단지 기성세대와 어른만의 촛불은 아니었다. 그 뜨거운 자리에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온 아이부터 학교를 마치고 교복을 입은 채로 바로 달려온 청소년들이 있었다. 우리의 청소년들은 그렇게 나약하거나 어리지 않다. 자신에게 마이크가 돌아와도 지금 이 나라가 무엇이 잘못되었고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정확하게 인터뷰 하였으며 우리가 원하는 나라가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과연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참정권을 주는 것이 시기 상조인가? 그것은 단지 나누고 싶지 않은 기성세대의 욕심은 아닌가? 다시금 생각해봐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 34세, 6년차 청소년지도사, 양산시청소년문화의집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