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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멜의 솥단지07] 빛무리교도경전_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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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조회1,522회 작성일 20-10-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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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멜의 솥단지07]

빛무리교도경전

신용철

 

 

빛무리(corona)를 섬기는 새 종교가 나올듯한 조짐으로 한가위를 맞아. 종교가 되려면 신, 교도, 경전이 있어야 해. 어디선가 빛무리를 섬기는 교도들이 모이고 있어. 너덜에 앉아 있으면 그 소리가 너덜 아래로부터 졸졸졸 흘러나와. 문학을 먹고 민속학을 두드리고 민담학을 씨부리고 신화학을 꿈꾸고 기호학을 조불다 미학을 춤추는 나한테 경전 집필을 의뢰하면 어쩌지? 빛을 섬기는 여러 이야기토리, 삶토리가 있겠지. 난 그 토리들을 엮어 스승이 글을 빚던 방식으로 이야기 같은 경전을 쓸 수 있겠지. 근데 그러려면 코로나를 섬겨야 하나? 코로나를 섬기지 않고 경전만 쓰고 토끼면 안 되나? 쓰기도 전에 토낄 생각이라니. 아니 아직 써달라는 신도들도 없는데 토낄 생각이라닛. 한가위 아침에 망상, 공상, 환상 삼종 세트를 말아먹고 있어. ~ 국시 땡긴다.

 

<삼국유사>는 한국인 종교 심성의 경전이야. 한국인은 제 안에 신을 모시고 뭇생명의 신들과 우주를 나누었어. 종교하는 마음을 먹고 몸을 갖추어 빚어낸 우물이 삼국유사야. 한가위 날에는 종교하는 마음으로 제 우물을 들여다봐. 우물에 달이 뜨면 하늘에 달이 뜨고 니 눈에도 달이 떠서 다함께 달춤 추는 눈물겨운 한가위였으면 해. 기승전 망상, 공상, 환상에 빠지는 한가위야. 우리 한가위는 이어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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