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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멜의 솥단지03] 지물국시_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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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16 14:16 조회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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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멜의 솥단지03]

지물국시

신용철

 

 

미리 내어놓은 멸치국물이 없어. 정말 국물도 없는 날이야. '지물국시'는 소설가를 꿈꾸었으나 끝내 마찌꼬바(작은 공장) 노동자로 살았던 이의 손끝에서 넌출거리던 다발이야. 영화 <김씨표류기>에서 어쩌다 표류된 김씨(정재영)는 빛나는 대사를 날려. 비오는 날 제 몸에서 빚어낸 짠내를 먹으며 "나는 내가 너무 맛있다". 모든 목숨은 제 짠내가 있어. 지물국시는 국시가 품고 있는 제 짠내를 풀어내는 국시야. 국시 지()가 지()물로 만든 국시야. 끓는 국물에서 국시도 고명도 하나가 돼. 국시곰탕이야. 시린 새벽 자전차를 타고 마찌꼬바로 가는 이는 국시곰탕으로 살았어. 김씨표류기에서 빛나는 대사 한 마디 더. 물고기만 잡아먹던 김씨가 비둘기를 잡아먹고 "진화는 맛있어지는 과정이다". 직립보행이라는 어려운 통과의례를 거친 인간들이 제발 맛있어지기를 바래. 마찌꼬바 출신 노동자는 지금 아파트 경비원을 하고 있어. 전화를 해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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